Ori Pekoe 오리 페코 - 실론이랑 애플 아이스티, 진저맨쿠키, 퐁당쇼콜라

茶室 찻집 2009.11.09 01:14

홍대에서 할 건 없고, 그냥 무작정 구석구석을 쑤시고 다니다가 발견해 두었던 카페 오리 페코

그 날은 너무 늦은 시각이라 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홍대를 찾은 날을 기회로 방문 감행!

컵 안에 들어 앉은 오리가 공포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물은 그리 무섭지 않은데, 왜 사진을 찍고 보면 전설의 고향인지..;;

정원을 지나 입구 안으로 걸음을 옮기면

어찌 보면 산만하고, 어찌 보면 사랑스러운 녀석들이 잔뜩 자리하고 있는

생각보다는 아담한 찻집에 들어 서게 된다

우선 자리를 잡았다. 창가 모서리 자리

본인의 뒤 창문엔 정체 모를 둥그스름한 무언가가 오리 페코를 외치고 있었다 ㅎㄷㄷ

자리는 별로 편안하지 않은 편이었지만 큼지막하고 푹신한 쿠션들에 파 묻힐 수 있는 자리들

뭐.. 이 정도면 타협 가능 ^^

(‘뭔데 주문도 안 하고 먹어대?!’ 싶은 마음에 이 사진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해 보았으나

체크 무늬 커다란 쿠숑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으므로, 무리 좀 해 보았다)

오리 페코는 홍차를 파는 곳이란다. 그리하여 차를 즐겨 보기로 했다

동네에 느린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괜찮은 홍차집이 있는데, 그 곳에선 보통 3,900원에 음료들을 즐기고는 한다

여기는 무려 6천원이나 하는데 어떨런지는 전혀 모르고.. 그리하야 안 먹어 본 것들 중에 골라 보기로 했다

차에 있어서도 편식 본능은 사라지질 않아서 새로운 걸 도전하는 데는 굉장히 신중한 본인

한참을 고민하다 이름을 많이 들어 본 실론으로 하기로 했다

다즐링과 얼그레이. 유명하다는 건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다는 거니까, 왠지 모르게 익숙한 실론으로!

돼지군은 용감하게 애플티에 도전!!

지금은 11월 초지만, 오리페코를 방문한 이 날은 9월 초인지라

뜨거운 차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둘 다 아이스 티로 주문했다

함께 먹을 먹거리로는, 초큼 무리하는 것 같지만

뜨거운 쇼콜라에 숟가락을 퐁당 담궈 크림 초코 케이크를 느껴 보라는 말에 혹 해서

“퐁당쇼콜라!!”를 외쳐 버리고 말았다

이제 주문을 마쳐볼까 하는 찰나 눈에 들어 온 원따우전드원!!

뭐셔?! 하고 봤더니 진저맨쿠키란다

시나몬향이 듬뿍 나는 사람모양 쿠키.. 어라? 진저맨쿠키지만 생강이 들어가지 않아!!

라는 이상한 이유를 갖다 대어 결국 진저맨쿠키까지 시켜 버렸다 ;;

오리페코의 분위기를 한 단어로 축약하자면 러블리가 아닐까 싶다

아늑하다고 느끼기엔 좀 커다란 사이즈임에도, 갖가지 요소들이 포근한 느낌을 주더라

파스텔톤 연둣빛 벽에, 나무 재질의 액자와 바닥

듬성듬성 오리들이 자리하고 있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왼쪽에 뵈는 건.. 이불 터는 거 아닌감??

매장 가운데에는 인형 따위를 잔뜩 가둬 둔 새장도 뵌다

새장 위에 얹힌 선장(?) 모자는 착용해 보는 이들도 더러 있더이다

본인이 앉은 자리에서 똑바로 앉아 정면을 바라보면 주방겸 카운터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스티를 잔뜩 만들고 계시는 모습

그 앞으로 굉장히 어수선하고 복닥시런 테이블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외눈박이 하늘색 하마 괴물과 개구리로 추정되는 동그란 것이 겸상을 하고 있는 모습

상 위에는 치와와 한 마리가 쌩뚱 맞게 우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외눈박이가 아니었다. 날 속이다니.. 실망이야

상처 받은 마음을 우리 테이블 옆자리에 목 꺾고 엎어져 계시던 오리님과 함께 나누어 보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먹거리는 진저맨쿠키

접시 한 가운데 떡 하니 대자로 누워 있는 형상이 귀엽던 녀석

접시 아래쪽엔 초코시럽으로 오리 페코라고 쓰여 있더라

제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빙긋이 웃고 있는 녀석

갑작스런 음료의 등장으로 잠시 실현된 진저맨의 생명 연장의 꿈

요술램프 같기도 하고 알코올 램프 혹은 기름 병 같기도 한 이 것은 시럽 그릇

시럽을 넣어 먹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 본인에게 유용한 물품은 아니지만

그 찻집의 센스를 다시금 느끼게 해 주는 요소 중 하나

왼쪽이 실론 아이스티, 오른쪽이 애플 아이스티

겉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맛과 향은 전혀 다르더라

홍차 하면 떠 오르는 꽤나 대중적인 향과 맛을 보여 준 실론티에 비해

별로 향이 나는지도 모르겠고

대체 어디가 애플이란건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어 무한 갸웃 거리게 만들었던 애플티

결과는 실론 압승!!

음료 맛도 보았으니 진저맨 쿠키를 먹어 보자! .. 양팔 잡아!

왼손을 뒤로

끄악!!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

왠지 보기 안쓰러워서 후딱 해치워 버렸다

서양 사람들은 발상이 너무 잔인한거 같다 ㄱ- 진저맨 쿠키 안에 빨간 잼이나 시럽을 넣기도 한다고..

어쨌든 계피향 솔~솔~ 나고 달달하지만 많이 강하지 않은 맛이라 차와 굉장히 잘 어울리더라

오랜 기다림 끝에 등장한 퐁당 쇼콜라

토끼 스푼 옆에 차고 화분 같은 그릇에 담겨 나오더라

스푼 손잡이 장식이 분명히 토끼인데, 귀엽기 보다는 진지하고 신중해 보이는 녀석들이었다

이름도 마음에 들고, 생긴 것도 그럴싸한 퐁당 쇼콜라

초코 컵케익 같은 거 위에 초코칩이 후두둑 올려져 있고, 그 위로 슈가 파우더가 솔~솔 흩뿌려져 있다

한 숟가락 푹 떠 가지고

얌냠 잡솨 주면 된다

아래에 정말 끈적한 초코가 차박차박거리고 있는데,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못 찍었다

굉장히 강한 단 맛

차랑 먹기엔, 차가 좀 아까운 것 같다. 맛이 워낙 강해서 차 맛을 알 수가 없다

그냥 가끔씩 물을 먹어 주며 먹거나.. 아! 요즘 같을 때 따끈하게 데운 우유랑 먹으면 환상이겠다 =ㅅ=

어쨌든 이 날은 물을 달라고 해서 함께 먹었다

미칠 듯이 단 게 땡기는 날, 그야말로 제 격일 듯 싶더라

 

이상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먹거리도 괜찮은 홍차 카페 오리 페코였다

(역시 홍대 앞 음료는 이 가격대인갑다)

 

위치정보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