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ROOM No. 13 룸넘버13

文化 우와 2009.03.17 12:23

신의 아그네스에 너무 충격을 먹었던 나머지, 꼭 연극 하나 더 보자 하던 어느 날이었다
옥션에서 룸넘버 13이라는 연극을 저렴하게 내 놓은 것이 아닌가?
꽤 오래 전에 제목정도는 들어 봤던 연극이지만, 내용은 전혀 알지 못 했다
그래도 명당 만원이면 영화 하나 보는 셈 치고 봐 볼만 하다 싶어 우발적으로 예매를 해 버렸더랬다

그간 갔던 곳들 중 가장 찾기 애매했다
한 두시간 전 쯤에 갔더니 매표소가 잠겨져 있었다
앞에 세워져 있는 입간판 현수막은 매표소 반대편을 가리키며 사람을 더 혼돈 속에 빠뜨려 주셨고
결국 전화 연결을 시도한 끝에, 매표소 문을 열려면 한시간은 더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정석이 아니라는 압박감에 너무 서둘렀던 모양이다 (난 소심하니까요)
한 시간이라는 게 참 애매해서 카페엘 갈 수도 없었고, 별 수 없이 이리저리 배회하다가 옷 구경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시간 가는 줄을 몰랐고, 공연 시작 30여분을 남기고 부랴부랴 도착

꽤 걱정했는데, 두번째 줄 3,4번 자리. 좀 사이든 거 같긴 하지만... 소극장이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표를 받아서 옆에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용관으로~

몰랐는데, 호텔 로비처럼 꾸민 거란다. 깔끔하긴 하더만.. 그런 거였군

무대 설명을 하자면 가운데(보단 조금 왼쪽에)는 소파같은 게 있고,
양쪽 벽엔 문이 있고, 정면 벽에는 커튼과 벽장 문이 달려 있다
이게 바로 13번 방

소극장 치고는 조금 커 보였다. 자리가 사이드라 걱정했었는데,
1,2번 자리는 비어 있었고, 공연 내내 배우들이 무대 좌우를 종횡무진 하는 덕에
가운데 자리보다 훨씬 쾌적하고 공연을 보기 편했다

처음에는 배우들의 약간 특이한 억양과 말투, 그리고 살짝은 지리하고 뻔한 듯한 움직임에 불안했는데
배우들의 말투에도 익숙해지고, 다소 부담스런 개그도 있긴했지만 전반적으로 유쾌했다
주인공이 영국 국회의원인 걸 보면 원작은 영국 꺼겠지? 
서양에서 공연한다면 수위가 높아질테니 내 취향에 안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웃어 넘길 수 있을 정도의 수위를 유지해 주셨단 점도 마음에 든다

정말 대사가 많은 연극이었다. 게다가 110분 동안 쉬임 없이 공연이 펼쳐진다
땀을 비 오듯 흘리는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안쓰러울 지경
뭣보다 신기한 건, 번역 참 잘 했다는 느낌
라이어 같은 게 재밌다곤 해도, 번역체가 난무할 게 무서워 슬슬 피했었는데
이 날 공연을 보고 나니, 도전해 볼 법도 한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마구 웃어 제끼고 싶다면 강력 추천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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