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Q정전 루쉰 단편선

文化 우와 2010.07.10 00:32

인터파크 헌책방 이벤트를 통해 구매한 10권 짜리 전집 중 가장 먼저 펼쳐 든 책은 아Q정전이었다

전에 같이 살던 동생이 자신이 아Q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이제 사 하는 얘기지만, 당시엔 정황상 ‘자리 합리화 쟁이’려니 추측했을 뿐

아Q라는 소설 속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청소년 필독서를 이제야 잡아 든다는 게 좀 창피한 일인가 싶긴 했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애들 보라고 쓴 글은 아닐 테니, 당당하게 읽어 보기로 했다

아Q정전이 단편이라는 사실조차 목차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그래서 이 자그마한 책에는 아Q정전 뿐 아니라, 루쉰의 처녀작이라는 광인일기 등 4편이 더 수록되어 있었다

어차피 본인에겐 감수성 따위 없고, 중국의 시대상에 대한 지식도 변변치 않으므로

각 작품을 읽다가 들었던 생각 정도만 간단히 써 볼까 한다

 

아Q정전

아Q는 제 정신이 아니다. 자기 합리화 대마왕에 과대망상쟁이

이유 없이 생겼다는 머리의 부스럼은 자꾸 벽에 들이 박아서 생긴 게 아닐까?

아Q라는 인물이 성격이나 가치관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딴에는 낙천적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은데

심하게 찌질하게 생을 마감하도록 만들어 놨다

포장만 잘 한다면 아Q의 ‘정신적 승리법’을

예찬할 만한 사고 과정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광인일기

루쉰은 미친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겨우 두 편을 읽었을 뿐인데, 전개 방식이 벌써 물린다

하고자 하는 말은 “무시무시한 비유를 쓰지 말고, 고운 말을 쓰자”려나?

 

콩이지

몰락한 지식인에 대한 비판

당시엔 어떠했을지 모르지만, 굉장히 뻔한 소재에 뻔한 전개

 

고향

이쯤 읽고 보니, 작가는 글로써 독자를 계몽하려는 욕구가 강한 듯 싶다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에 전개였지만 가장 소설 다운 느낌이었다

 

처음엔 그저 ‘이게 뭔가?’ 싶을 뿐이었는데, 다 읽고 보니

시작하는 분위기도 그렇고, 마무리도 그렇고

읽는 내내 과거 KBS 전설의 고향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교훈은 미신은 나쁘다?

 

 

수능 언어영역 문학 지문으로나 나올 법한 단편 소설들을 이렇게 읽으려니 기분이 묘하다

현재는 독서 후 약간의 담론을 거쳐 대충 작가가 원래 전하고자 한 바는 이해한 상태지만

위에 쓴 것처럼만 받아 들여서야 .. 대학은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본인은 주입식 교육의 수혜자인 것도 같다 

 

 

걸작..인가??




설정

트랙백

댓글

  • BlogIcon 안단테♪ 2010.07.11 21: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무래도 시대가 달라 공감하기 힘든 면도 있지요. 또 저 시대의 책은 말씀하신 것처럼 계몽적인 의도라고 해야 할지, 일종의 작가의 강박관념 같은 게 강하게 드러나 순수하게 작품에 빠져들기 더욱 힘든 듯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롤레타리아 문학 식의 방향성을 가진 작품들은 질색이라-_-

    • BlogIcon 눈뜨 2010.07.11 21:17 신고 수정/삭제

      땔랑 제목만 알고 집어 든 책이라.. 이런 책일줄 몰랐어요;;;

  • 지나가던이 2010.07.31 20: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루쉰을 검색하다 우연히 들리게 되었네요 ^^;;; 루쉰의 책속에 드러나는 중국인과 중국은 정서적으로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같아요. 예전 루쉰의 아큐정전의 정신승리법을 가지고 레포트를 쓴 적이 있는데, 자신의 민족인 중국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여 묘사하는 이유가 당시 시대를 간파하지 못하고 구습과 악습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상황을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서양 열강 및 일본의 침략에 힘없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근대적인 개혁이 연달아 실패하던, 발전없는 시대속에서 루쉰같은 지식인이 느끼는 한계와 씁쓸함은 감히 측량하기 어려운듯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무능한 중국의 현실을 그려냈음에도, 그 속에서 엿보이는 민족애가 뚜렷해보이기도 하네요. 루쉰의 산문집도 좋아요^^ 이미 읽으셨는데 권유한다면 실례겠지만,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을 보여주는 루쉰의 필력을 느껴보시는걸 조심스레 추천하고 갑니다 ^^;;;
    뜬금없이 주절주절댔네요. 기회가 된다면 또 들러보겠습니다~

    • BlogIcon 눈뜨 2010.07.31 23:02 신고 수정/삭제

      여건상 책과 괴리가 있는 생활은 하는 터라 일단은 재미난 녀석들부터 다가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볼께요
      추천 감사합니다~ :)

  • 지나가던이2 2010.11.01 20:5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저 책은 문고본이라 문장같은게 좀 축약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제대로 된 완역본으로 한 번 더 읽어보시길 추천할게요.

    • BlogIcon 눈뜨 2010.11.01 23:44 신고 수정/삭제

      아~ 그렇군요!!
      그간 봤던 책에 비해 크기는 많이 작은데, 그에 비해 글씨는 그리 빽빽하지 않기에 조금 의아하긴 했었는데...
      그 때문일 수도 있었겠네요 ^^;